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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아프리카

2016 모로코여행기 2, 페스, 라바트를 거쳐 까사블랑카(Casablanca)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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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15일 수

 

아프리카땅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새벽에 문 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 모닝콜도 완전 수동이다. 

 

오늘은 갈길이 멀다고 아침 6시에 출발이란다. 5시에 뷔페식으로 차려진 식당에서 빵과 삶은 달걀, 우유로 아침 식사를 하고 페스(Fez)로 떠난다.

오늘도 짐은 문밖에 내어 놓으면 포터가 버스까지 운반해준단다.

 

▲호텔 (Hotel Al Khaima) 외부

 

 

 

 

 

▲호텔 (Hotel Al Khaima) 정면

 

어제 가이드가 비가 올 것 같다고 우산을 준비하라고 했는데 하늘에 구름이 많이 끼어 있어 정말 비가 올것 같다. 얼마를 달리자 비가 창문에 뿌린다.

그동안 스페인에서는 내내 날씨가 좋았는데 아프리카에서 비를 맞는구나... 비가 와서 날씨가 덥지 않은데도 에어컨을 무지하게 틀어서 춥기까지 하다.

 

모로코 한국 가이드가 이슬람국인 모로코에서는 여자들의 사진을 함부로 찍지 말라고 한다. 모로코에서 결혼한 여자는 남자의 소유물과 같아서 남편의 허락 없이는 사진을 찍을 수 없단다.

그리고 TV에서 소개된 페스(Fez)의 슈아라 염색공장(Chouara Tannery)은 지금 리모델링 공사 중이라 볼 수 없다고 한다.

 

가이드는 아르가니아 나무 열매에서 채취한 아르간 오일을 사라고 샘플도 발라보라며 돌린다. 이 아르가니아라는 나무는 다른 곳에 옮겨 심어도 키우는데 실패했으며 오직 모로코에서만 자란다고 한다.

그리고 채취량이 워낙 적어 고가라고 한다. 한국 아줌마들은 벌써 다들 아르간 오일을 아는 모양이다. 아르간 오일을 판매하는 사람은 한국 사람인데 모로코에서 한국식 전동비데를 팔려고 시도했다가 실패하고 아르간 판매를 한단다.

스페인 가이드도 포르투에서 리스보아 오는 버스 안에서 아르간 오일을 채취하는 모로코 여인들의 다큐를 틀어주며 아르간 오일을 판매했었다. 그때는 별로 사는 사람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많이들 사는 것 같다. 

 

 

▲주유소 겸 휴게소

 

휴게소에 잠시 쉬어가는데 비가 그치고 구름만 끼어있어 날씨가 선선하다.

라마단 기간이라 휴게소에는 사람도 거의 없다. 카푸치노 한잔 마시며 유로를 냈더니 거스름돈은 모로코 동전으로 내준다. 화장실 앞에서 모로코 현지 가이드는 일행의 머리수를 열심히 세고 있다.

화장실 사용료를 내야 하니까... 모로코 화폐 단위는 디람(Dirham, DH)인데 유로로 지불할 때 표시금액의 1/10로 계산하면 된다. 

 

 

▲소떼와 소를 돌보는 아낙

 

창밖으로 펼쳐지는 모로코의 풍경은 누런 땅에 나무들이 덤성덤성 심어져 있고 가끔가다가 마을이 나타나는 목가적인 풍경이다.

도로옆에는 철도 공사가 한참 진행 중이다.

요즘의 모로코는 경제성장률이 제법 높은 축에 속한단다.

 

 

▲철도 공사 중

 

약 5시간이 걸려서 페스(Fez)에 도착했다. 

 

 

 

▲탕헤르- 페스 (365Km, 4시간 55분 소요)

 

 

페스(Fez)에 도착하니 현지 가이드로 또 한 명의 가이드가 버스에 올라타는데 한국말 인사도 할 줄 안다. 이 아저씨는 페스(Fez)의 미로를 안내해 줄 가이드란다.

 

그동안 날이 개어 비는 오지 않고 푸른 하늘에 구름이 덤성덤성 하늘에 떠있는 쾌청한 날씨로 바뀌었다.

먼저 현 국왕 모하메드 6세의 왕궁 앞에 도착했다. 

 

 

▲모하메드 6세의 왕궁앞

 

 

 

 

▲모하메드 6세의 왕궁앞

 

 

 

 

▲모하메드 6세의 왕궁앞

 

왕궁 앞에서 사진을 찍고 가이드 아저씨 뒤를 따라 메디나(구 시가지)의 미로를 이리 돌고 저리 돌고 움직인다. 탕헤르에서 탔던 젊은 가이드는 우리 일행의 맨뒤에 따라오면서 보디가드 역할을 해준다.

골목은 약 9,400개나 있다고 하니 가이드 없이는 길을 돌아다니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로코 음식

 

 

 

 

 

▲아치가 있는 골목

 

 

 

 

▲오른쪽 아저씨가 페스의 미로 가이드

 

 

전통공예품 가게 한 군데에 들러 잠시 구경, 청동판에 아무 밑그림도 없이 망치와 작은 정 하나로 문양을 새겨나가는 작업을 시연해 보인다.

그리고는 그렇게 만든 오리지널 청동 제품과 가짜 청동 제품을 두들겨서 소리를 들려주며 진품임을 확인시켜 준다. 청동제 컵을 하나 사고 싶지만 생각보다 비싸서 가격만 물어보고 말았다.

 

 

 

▲청동 공예품 제작 시연

 

 

 

 

 

▲페스의 골목

 

 

다시 골목길을 돌고 돌아 어느 가죽제품 공예점에 들어갔다. 그리고는 쇼핑은 안 하고 바로 위층으로 안내하면서 민트 잎사귀를 몇 개씩 나누어 준다.

나는 민트잎을 왜 주는지 몰라서 그냥 씹어 버렸다. 옥상에 올라가니 건물옆에 염색 공장이 있다. 그 유명한 천연 염색공장이다. 악취가 나므로 민트향을 맡으라고 준 건데...

 

제일 먼저 석회석을 풀어놓은 탱크에 가죽을 담갔다가 다음에 비둘기똥을 넣은 물에 가죽을 처리한 후 탈수과정을 거치고 천연염료로 색을 낸다는 모로코가죽 원단의 명성은 유럽에서도 알아준다.

노란색 가죽이 제일 비싸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비싼 샤프란잎으로 염색을 하기 때문이란다.

 

TV에서 볼 때 이 천연 염색 공장이 주거지에서 떨어진 외곽에 있는 줄 알았는데 주택가 가게에 바로 붙어있다.

이곳에는 3개의 염색공장이 있다고 하는데 TV에서 보았던 제일 큰 슈아라 염색공장(Chouara Tannery)이 아니어서 아쉽다.

사진을 몇 장 찍었으나 기대했던 그런 장면 즉, 수채화용 팔레트처럼 알록달록한 그림이 아니어서 실망이다.

이번 여행에서 내심 제일 기대했던 곳이 이곳 페스(Fez)의 슈아라 염색공장(Chouara Tannery)이었는데...

 

 

 

▲염색공장

 

 

 

 

▲염색공장

 

 

 

▲TV에서 보던 슈아라 염색공장(Chouara Tannery) 사진

 

아래층에 내려와서 이것저것 가죽제품을 구경했다. 가죽을 만져보니 정말 부드러웠다. 샌들이나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하나 사려했는데 이상한 실내화만 판다.

사람들이 쇼핑을 하는 동안 밖에 나와서 가이드에게 물어보았다. '여행을 좋아해서 여기저기 떠 돌다 모로코까지 왔지요?' 하고 물어보니 맞다면서 '아직도 정착할 곳을 못 찾았다' 한다.

 

▲가죽제품

 

 

행상들이 손에 조그만 가죽 지갑 몇 개 들고 일행들을 집요하게 따라붙는다. 조금이라도 관심을 두면 더 집착해서 따라붙으므로 가이드가 안 살 거면 아예 신경 쓰지 말고 눈길도 주지 말라한다.

예배당도 지나고 빵 굽는 가게도 지나 안내하는 식당에 들어갔다. 식당의 내부가 예사롭지 않다. 거의 박물관 수준이다.

 

 

 

▲빵 굽는 가게

 

 

라마단 기간이라 식사하는 사람은 관광객인 우리 밖에 없다. 아까 지나오다 본 빵굽는 가게에서 모로코 현지 가이드에게 빵을 사 오라고 주문한 빵을 하나씩 나누어 주는데 맛이 좋았다.

모로코의 전통 음식인 꾸스꾸스(couscous)를 처음 먹어보았다.

 

 

▲낮잠 자는 냥이

 

 

▲식당 El Blida

 

 

 

▲식당 El Blida 내부

 

 

 

 

 

▲반찬

 

 

 

 

▲빵

 

 

 

 

▲꾸스꾸스(couscous)

 

 

먼저 나와 식당 앞에 서 있는데 아까부터 일행을 따라오던 지갑 팔던 청년이 영어로 얘기를 걸어온다. '식사를 벌써 다했느냐?'라고 묻는다.

일행들이 식당에 들어가니 식사가 끝날 때까지 밖에서 기다린 거다 '한국 사람은 5분~10분이면 항상 식사를 마친다' 했더니 옆에 몰려있던 다른 행상 친구들에게 얘기해 주는 것 같다. 다 같이 놀래는 표정이다.

자기는 한국사람이 좋단다. 그래서 '중국사람은 어떠냐?' 니 아직은 많이 대해보지 않은 것 같아서, '일본 사람은 어떠냐?'  물어보니 싫단다.

왜냐하니 일본 관광객들은 물건 팔려고 다가가면 무섭다고 움츠리고 피한단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그러지 않는다고 하면서 자기는 한국이 좋단다.

그래서 '한국은 땅도 모로코의 1/4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나라'라고 했더니 '인구는 얼마나 되나?' 묻는다. '5000만'이라고 하자 놀랜다.

여기는 프랑스 식민지였기 때문에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을 텐데 이 친구는 영어를 제법 한다.

 

식사를 마치고 일행들이 우르르 나오니 '당신 부인이 누구냐?'라고 물으면서 쫓아오기 시작한다. 내가 대답이 없자 눈치로 때려 맞추고 계속 지갑을 사라고 아내에게 달라붙는다.

버스가 기다리는 곳에 가까이 가자 자기는 대학생이라며 도와달라고 더 싸게 금액을 내린다. 모른채하고 그냥 버스에 오른다. 청년이 일 할 수 있는 곳이 없는 모로코의 현실을 직감한다.

 

어느 나라나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챙겨주지 못하고 있는 요즘, 자기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달콤한 말로 포장한 채 사람들을 속이는 정치인들이 각성해야 할 때다.

그런데 그런 정치인들을 혼내줄 사람들이 모르고 속고 있는지 알면서 눈감아주는 건지 그런 정치인들은 계속 생겨나고 잘도 살아간다.

 

 

 

▲페스의 메디나(구 시가지) 이동 경로 (3.8Km, 2시간 20분 소요) -일부구간은 GPS 신호도 안 잡혔다

 

 

버스는 모로코의 수도 라바트(Rabat)를 향해 달리다가 휴게소에 들렀다.

라마단 기간이라 사람도 별로 없고 가게도 문을 닫았다. 참 종교라는 게 대단하다. 무엇이 이토록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걸까...

 

 

 

▲라마단 기간이라 텅 빈 휴게소

 

 

다시 한참을 달려 모하메드 5세의 무덤과 하산탑에 도착했다. 

 

 

 

▲페스(Pez)-라바트 이동 경로(210Km, 2시간 50분 소요)

 

 

입구의 경비병이 힘없이 말위에 앉아 있다. 하산탑은 12세기말 알모하드왕조의 야콥 알 만수르가  건축하다가 그가 죽은 후 미완성으로 남겨진 탑으로 아직도 기둥이 많이 남아있었다.

옆에는 모하메드 5세의 무덤이 있는데 금빛의 화려한 방에 모하메드 5세의 관이 안치되어 있었다.

사방 벽 모서리에 4명의 경비병이 서 있는데 라마단 기간이라 하루종일 먹지 못하고 서 있기 때문에 그런지 힘 없이 벽에 기대어 있는 모습이 측은하다.

 

 

 

▲모하메드 5세 묘 입구 기마병

 

 

 

 

▲하산탑

 

 

 

 

▲모하메드 5세 묘

 

 

 

 

▲하산탑의 기둥들

 

아이들이 놀고 있기에 사진 찍어준다 했더니 한 아이는 부끄러운 듯 피하다가 찍은 사진을 보여주자 웃으며 좋아한다.

아직은 관광객들을 많이 접하지 않은 때 묻지 않은 아이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포켓 프린터를 들고 오지 않아 출력은 해주지 못했다.

 

 

 

 

▲아이들

 

 

 

 

▲모하메드 5세 묘 관람(0.8 Km, 28분 소요)

 

 

라바트(Rabat)를 벗어나 여행의 최종 목적지 카사블랑카(Casablanca)로 향한다.

가이드는 옛날 흑백영화 카사블랑카를 틀어준다. 카사블랑카의 촬영지는 제2차 세계대전 때문에 미국에서 촬영되었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팝송으로 흔히 듣던 노래 제목이기에 막연한 동경심(?)이 있는 도시이고 나 역시 그랬다. 

 

 

 

▲Casablanca 영화

 

갑자기 길이 막히기 시작한다. 웬일인가 내다보았더니 돌멩이를 잔뜩 실었던 트럭이 넘어져 도로에 돌멩이가 마구 흩어져 있다. 이 동네 사람들도 구경하는 걸 좋아하나 보다.

길옆에서 구경하기 위해 우르르 뛰어가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정체 구간을 벗어나 다시 속도를 올리는 버스. 라마단 기간이라 그나마 정체가  없어 빨리 도착했다고 하는데 예전에 고속도로가 없을 때는 이렇게 페스(Pez)를 하루 만에 다녀 올 수가 없었다고 한다.

 

 

▲넘어진 트럭

 

 

 

 

▲라바트→까사블랑카 이동 경로(96 Km)

 

 

영화 까사블랑카는 다 못보았는데 Prince de Paris호텔에 도착. 마지막날에야 까사블랑카(Casablanca) 도심에 있는 호텔에 투숙한다. 

 

 

 

▲호텔 내부

 

 

 

 

 

▲호텔 내부

 

 

호텔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몇몇 모험심(?) 가득 찬 사람끼리 시내 구경하러 나서며 호텔 지배인에게 '갈만한 데가 어디냐?'  물어보았더니 '지금은 사람이 없으니 나가지 말라'라고 한다.

 

예배시간이 끝나는 9시에나 나가라는데 우리는 그냥 나왔다. 그런데 정말 길거리에 사람이 안 보인다.

 

시내를 조금 돌다가 아까 버스 타고 지나면서 본 슈퍼마켓을 찾아가 들어가려 했으나 불은 훤히 켜 놓았는데 30분 뒤에 문을 연다고 해서 다시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야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태극기가 걸린 Prince De Paris 호텔

 

 

 

▲라마단 저녁기도 시간이라 텅 빈 거리

 

 

 

▲트램도 멈춰서 있다

 

 

 

 

▲탑

 

 

어느 카페 앞의 길거리에 놓인 의자에 앉아 각자 좋아하는 커피나 음료수 한잔을 마시며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했다.

계산서를 보고 다들 유로동전을 꺼내 모아서 계산했더니 아저씨가 5유로는 지폐로 달라고 한다.

동전은 여기서도 천대받는다.

 

 

▲노천카페에서 마시는 카푸치노 한잔

 

 

 

 

▲이발소

 

 

 

 

 

▲카사블랑카 시내 산책(4.5Km, 1시간 45분 소요)

 

 

호텔로 돌아와  방으로 올라가려는데 지배인이 불러서 갔더니 전화로 가이드를 바꾸어준다.

가이드는 우리가 나간 뒤 한참 찾았나 보다. 얼마 전 아침에 관광객 상대로 칼부림이 있었다나... 그러면서 일행이 다 돌아왔는지 확인한다.

 

일행 중에 데이터 로밍을 신청해서 왔는데 모로코에 넘오면서부터 데이타 로밍이 안되어 별도로 요금이 부과되는 바람에 데이타 로밍을 중지했다고 한다.

이 호텔에서도 Wifi가 안되어 포기하고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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